

[사진설명] 금산에 자리잡은 보리암의 일몰. 한려수도의 바다도 아득하게 내려다보이고 뒤쪽으로는 대장봉, 쌍홍문, 상사바위, 돼지바위 등 독특한 기암괴석들이 즐비하다.
포근한 ‘보물섬’ 남해에서 보내는 편지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며 바쁘게 다녀갔지만, 이번만큼은 한반도를 유랑하며 모국의 멋과 맛을 제대로 즐기는 중이다. 모국에서 지내보니 노후에 한국으로 역이민을 떠나는 분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비단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은 살기에 참 좋은 나라다. 사통발달 도로가 연결되어 이동하기 좋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근사한 산책로들도 곳곳에 조성해 두었다.
오랜만에 찾은 모국, 그중에서도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곳은 바로 남해다. “노년에 고국 가 살려면 어디가 좋겠습니까?” 지금껏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제주도라 답하고는 했는데, 이번에 경상도 지역을 여행하면서 그 답을 남해로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남해는 70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한려수도 최중심 관광지다. 지리적으로 남해군은 남해읍이 있는 남해도와 창선도를 비롯해 60여 개 섬을 포괄한다.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큰 섬이지만, 1973년 남해대교와 2003년 삼천포대교 개통 이래로 이제는 뭍이나 다름없다. 하동과는 아시아 최대 현수교로 불린 남해대교로, 삼천포와는 연륙교인 삼천포대교로 연결되어 있다.
▲남해의 볼거리
300km에 이르는 해안선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남해대교에서 시작되는 벚꽃길을 따라 충령사와 거북선 부채꼴 모양의 해안 백사장, 송정 사천, 두곡, 몽돌해수욕장이 차례로 펼쳐지며 실경산수화 한 폭이 된다.
제일 먼저 방문해볼 곳은 바다를 끼고 있지만 배 한 척 없는 가천 다랭이마을이다.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해 한겨울에도 눈 구경하기 어려울 만큼 따스하다. 이곳의 명물은 산비탈을 깎아 만든 계단식 논과 그 아래 그림처럼 펼쳐지는 푸른 바다다. 45도 가파른 경사 비탈에 680여 개의 작은 다랑이 논들이 100층도 넘는 계단을 이루고 있으니 가히 경외심으로 바라볼 수밖에… 기계가 들어가지 못해 여전히 소와 쟁기로 땅을 일구며 벼, 마늘, 시금치를 재배한다.
또한 금산은 ‘남쪽의 금강산’이라 불리울만큼 봉우리며 산새가 곱다. 금산 정상에 자리한 보리암에서는 금산의 온갖 암석과 푸른 남해의 경치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노도라는 섬은 세계 최초 문학의 섬으로 서포 김만중이 유배를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사씨남정기, 구운몽이 탄생했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독일마을은 1960년대 독일로 떠나야 했던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 후 귀국하여 정착한 마을이다. 주황 지붕의 행렬이 눈길을 사로잡고 시원한 맥주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인근한 용소리에는 미국마을도 조성되어 있다.
그외 호구산의 용문사, 창선의 죽박렴, 물건리의 방조어부림, 유럽식 정원인 섬이정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모상개 해수욕장, 진동리에 건설중인 재일교포마을 등도 남해를 대표하는 명소들이다.
▲남해의 별미
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들과 조개, 살이 통통하게 오른 손가락 만한 멸치는 두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유자, 마늘, 해풍을 맞고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자라 당도가 높은 시금치 ‘보물초’는 남해를 대표하는 특산품들이다.
봄 내음이 진하게 스미고 화사한 벚꽃들이 만개한 남해의 봄을, 은빛으로 물든 남해의 여름 바다를 함께 감상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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