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미나리’로 배우 윤여정(74)이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 최초의 오스카 수상에 영화계의 반응도 뜨겁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25일(현지시간) 오후 5시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제93회 시상식을 개최했다.
윤여정은 수상소감에서 자신은 “경쟁을 믿지 않는다”며 후보에 오른 다른 배우들에게 “우리는 각기 다른 영화 다른 역할로 수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유머 감각 또한 수상소감 시작부터 끝까지 빛을 발했다. 그는 다른 배우들에게 영광을 돌리면서도 “그런데 오늘은 내가 운이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있나 보다”라면서 “아마 내가 더 운이 좋은 사람 같다”고 시상식 분위기를 띄웠다.
윤여정은 이날 마리아 바칼로바, 글렌 클로즈, 올리비아 콜맨, 어맨다 사이프리드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앞서 그는 영국 아카데미, 미국배우조합상(SAG),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등 주요 영화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의 유력 후보로 점쳐졌다.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를 배경으로 한 ‘미나리’는 미국에 이민 온 한인 가정의 정착기를 다룬 영화다.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이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윤여정은 이 영화에서 딸인 모니카(한예리)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온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미나리’는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뿐 아니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쏟아지는 영화계 반응
한국 영화사상 최초의 아카데미상 연기상 수상 소식에 온라인의 반응도 뜨겁다.
이날 트위터는 ‘윤여정 배우님’, ‘수상소감’, ‘아카데미’, ‘오스카 수상’ 등이 트렌딩했다.
특히 윤여정의 재치 있고 겸손한 수상 소감에 대해 많은 사람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한 팬은 트위터에 “윤여정 배우님의 수상소감이 너무 재치 있고 동시에 격조 있고 마음에 와닿았다”며 영어 수상 소감에서도 특유의 ‘여정체’가 들렸다고 올렸다.
영어로 한 수상소감을 ‘여정체’로 재치 있게 번역한 트윗도 여럿 등장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의 제작자로 참여한 브래드 피트가 그를 수상자로 발표하자 “드디어 만나게 돼서 반갑다”며 “우리가 털사에서 촬영할 때 어디 계셨나”라고 재치있게 인사했다.
또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를 이길 수 있겠는가”라면서 “지금까지 그의 연기를 너무 많이 봐왔다”고 자신의 영광을 다른 후보들과 나눴다.
수상 소감 말미에 그는 두 아들을 언급하며 “날 나가서 일하게 만든 우리 두 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면서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에 각계에서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김혜수, 신현준, 전도연, 최우식 등 후배 배우들은 SNS와 소속사를 통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주한 미국 대사관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윤여정의 수상을 축하했다.
55년 연기 생활
윤여정은 1966년 TBC 공채탤런트 3기로 데뷔했다. 그가 연기자로 보낸 세월만 55년이다. 영화, 드라마, 예능 할 것 없이 그의 활동은 활발했다.
그는 1971년 드라마 ‘장희빈’에서 장희빈으로 열연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로 1971년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 영화로 그는 제10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상, 제8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1974년 결혼과 동시에 배우 활동을 중단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결혼과 함께 오랜 공백기를 보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그가 이혼 후 복귀했을 때,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윤여정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그땐 ‘윤여정은 이혼녀야. TV에 나와선 안 돼’라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90년대에 그는 다시 단역과 조연 역할을 맡으며 커리어를 쌓았다. 그는 ‘사랑과 야망’, ‘작별’, ‘목욕탕집 남자들’ 등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에 다수 출연하며 다시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바람난 가족'(2003), ‘하녀'(2010), ‘돈의 맛'(2012), ‘죽여주는 여자'(2016) 등에서 개성 있고 파격적인 역할을 여럿 맡으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배우 윤여정이 미국 할리우드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하하하'(2009), ‘하녀’, ‘돈의 맛’, ‘다른 나라에서'(2011) 등 그가 비중 있게 출연한 영화 다수가 칸 영화제에 진출한 바 있다.
2013년에서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 누나’에 출연해 예능에 첫 도전 했다. 이후 ‘윤식당’과 ‘윤스테이’ 등 여러 예능에 고정으로 출연했다. 예능에서 비친 그의 특유의 유머 감각과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에 그는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최근 애플TV플러스의 드라마 ‘파친코’에서 선자라는 역할을 맡아 또 한 번 새롭게 도전한다. 재미 교포 작가 이민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그는 주인공 선자의 노년 시절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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