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대선 부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 당국이 이제 야권을 상징하는 백색-적색-백색 3색기를 든 사람은 물론 3색 양말을 신은 사람들까지 처벌하고 있다.
최근 한 여성은 수도 민스크에서 운전 교습을 받으러 가던 중 검은 방한모를 쓴 남성 4명에게 붙잡혔다. 남성들은 그가 부적절한 차림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체포된 이유는 야권을 상징하는 깃발과 같은 빨간 줄무늬가 있는 하얀 양말을 신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성은 또, 지나가는 운전자들에게 승리의 브이(V) 신호를 보낸 혐의로 기소돼 무거운 벌금형에 처해졌다. 당시 해당 운전자들도 이에 응해 같은 표현을 해줬다.
붉은 줄무늬가 있는 흰색 깃발은 20세기 벨라루스 독립주의자들이 한때 사용했던 깃발이었다.
소련 공산당은 이 깃발을 망치와 낫 그림, 그리고 전통적인 민속 모티프를 담은 녹색과 빨간색의 깃발로 대체했다.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후인 1995년, 벨라루스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 깃발을 다시 들여오며 망치와 낫 그림을 삭제한 뒤 국기로 삼았다.
현지 법원은 앞선 사건과 관련해 나탈리아 시브소바-세두슈키나에게 2320루블(약 101만원)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판결의 근거가 된 건 무단 시위 금지법이었다. 당시 그는 짧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부적절한’ 양말과 빨간 스니커즈가 더욱 쉽게 눈에 띄었다.
그가 해당 양말을 샀던 인터넷 상점은 이제 양말 판매를 중단했다. 대신 검은 줄무늬가 있는 비슷한 흰색 양말이 판매되고 있다.
나탈리아는 앞서 자택 발코니를 빨간색과 흰색 리본으로 장식했다는 혐의로 비슷한 금액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지난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는 선거 부정을 들며 재선을 주장하는 루카셴코 대통령에 항의하는 수 만 명의 시위대들이 거리를 메웠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곤봉을 동원했고, 당시 수천 명이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수많은 잔혹 행위가 알려졌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국제적 고립에 처해졌다.
반정부 시위는 주요 야당 지도자들이 망명길에 오르거나 투옥되며 대부분 잦아들었다.
당국의 계속된 단속으로 올해 들어서만 2700여 명이 반정부 활동 혐의로 기소됐다.

또 다른 반정부 행위 금지 사례:
- 모길료프의 마리아 보이노바라는 이름의 여성은 서명을 “극단주의” 구호처럼 보이게 작성했다는 죄로 115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 벨라루스 언론은 서명의 철자를 풀어 쓰지 않으면 반경찰의 밈을 뜻하는 ACAB의 슬로건을 암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 모길료프에서는 한 남녀가 시골길을 따라 짚으로 만든 인형을 매달았다는 이유로 3년형을 선고받았다. 올가 클림코바와 세르게이 스코크는 “훌리건주의”와 루카셴코 대통령을 모욕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 민스크에서는 한 남성이 발코니에 빨간색과 흰색 종이 현수막을 내걸어 시위대를 지원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안드레이 파코멘코는 “걸려있던 건 마침 그 색깔의 LG TV 상자였다”면서 이사를 하고 치우지 않고 놔뒀던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 율리아 야쿠보비치는 정치적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교통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민스크에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빨간 신호등에서 멈춘 것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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