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66)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7) 부부가 2년 전부터 이혼을 준비해 왔으며, 그 이유 중 하나는 희대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게이츠의 관계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남편인 게이츠가 엡스타인과 오랫동안 친분을 가져 온 것을 여성 인권 운동가이기도 했던 멀린다가 우려해 왔다는 것이다. 게이츠와 엡스타인의 관계는 2019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이미 세상에 알려졌지만 이번 이혼 결정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교사 출신인 엡스타인은 헤지펀드를 운영하며 큰 돈을 번 억만장자 투자가로 1980~2000년대 미국 엘리트 사교계에서 매우 ‘잘 나갔던’ 인물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유명세를 이용해 최소 30여 명의 10대 소녀들을 상대로 성매매·착취를 했던 악질 성범죄자였다. 2008년 처음 체포됐을 때는 일부 혐의에 유죄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감형을 받아 13개월만 복역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의 ‘봐주기’에 대한 비난 여론에 재수사가 시작되며 2019년 7월 다시 체포됐다. 다음 달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6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엡스타인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 도널드 트럼프 및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리언 블랙 전 이사회 의장 등 전 세계 저명인사들과 두루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져 사후에도 꾸준히 논란이 됐다.
빌 게이츠WSJ과 NYT의 2019년 당시 보도 등을 종합하면 게이츠와 엡스타인은 2011년부터 여러 차례 만남을 가져왔다. 한 번은 맨해튼 부유층 주거지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있는 엡스타인의 타운하우스 등에서 밤늦게까지 만찬이 이어진 적도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자선사업 아이디어 등을 논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게이츠와 멀린다가 공동운영 중인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직원들도 엡스타인을 종종 만났다.
당시는 엡스타인이 성범죄 혐의로 복역을 마친 다음이었지만 재단 관계자들은 그를 만난 다음에야 이런 범죄 이력을 알았다고 한다. 2011년 말 게이츠의 지시로 재단 직원들이 엡스테인을 찾아갔을 때 그는 “내 이름을 검색해보면 내가 나쁜 사람인 걸 알겠지만, 내가 한 일(미성년자 성매매)은 베이글 하나 훔치는 것보다 나쁜 일이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성범죄자와 같이 일을 한다는 것에 상당히 놀랐고 재단의 명성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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