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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미국] 다급한 트럼프는 반쯤 일어섰고, 여유로운 바이든은 다리 꼬았다

대화 자세마저 너무 다른 두 후보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마이애미 해변의 한 박물관 야외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높은 의자에 반쯤 선 자세로 앉아 손짓을 해가며 발언하고 있다(왼쪽 사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같은 날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는 공격적으로 답변했고, 바이든은 안정감을 보여주려 차분하게 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AP 연합뉴스

“트럼프는 (재미있어서) 채널을 돌릴 이유가 없다.”(뉴욕타임스 애덤 내고니 기자) “바이든은 지루해서 기뻤다.”(인터넷 매체 복스)

15일(현지 시각)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동시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에 대한 평가다. 타운홀 미팅은 후보자가 지역 주민을 초대해 주요 이슈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다. 지지율에서 밀리는 트럼프는 ‘공격성’을 숨기지 않았고, 대세를 굳히려는 바이든은 실수하지 않고 안정감을 보여주려 ‘조율된 지루함’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두 후보가 “다른 우주에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원래 이날은 미 대선 2차 TV 토론이 예정된 날이었지만, 트럼프가 지난 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취소됐다. 그러자 바이든은 재빨리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지을 러스트 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 지대)의 핵심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타운홀 미팅을 기획했다. 이에 트럼프도 경합주 중 최대 선거인단(29명)이 걸린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내려가 똑같은 시간대에 맞불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두 후보가 서로 1700㎞ 떨어져 TV 전파를 이용한 ‘공중전’을 한 셈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8시 마이애미 해변의 한 박물관에 마련된 야외 스튜디오에서 높은 의자에 반쯤 선 자세로 앉아 격정적인 어조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첫 질문은 코로나였다. 미국에선 코로나로 21만명이 숨졌고 지금도 확진자가 하루 6만명씩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코로나가 (해결되는) 코너를 돌았다”며 “마스크를 써도 85%는 코로나에 감염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 또 자신이 중국인 입국 금지 등을 하지 않았다면 220만명이 죽을 수도 있었다며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했다.

사회자와 날 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당신은 항상 그 질문으로 시작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자신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발언을 리트윗한 것과 관련해 “그건 리트윗이었고 (다른 누군가의) 의견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자 사회자가 “당신은 대통령이지 어떤 것이나 리트윗할 수 있는 누군가의 ‘미친 삼촌’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5일(현지 시각)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ABC방송에서 진행하는 타운홀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5일(현지 시각)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ABC방송에서 진행하는 타운홀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반면 같은 시각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바이든은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마치 세미나를 하듯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트럼프처럼 언성을 높이는 일은 없었다. 조용한 목소리로 트럼프를 공격했다. 그는 코로나와 관련해 “21만명이나 숨진 상황인데 그(트럼프)는 아무것도 안 했다”고 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때문에 북한이 더 많은 미사일과 폭탄을 갖게 됐다”며 “미국이 어느 때보다 덜 안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세계의 모든 폭력배를 포용하고 있다”며 “내 말은 북한 지도자(김정은)와 가장 친한 친구라는 뜻이다. 그는 러브레터를 (김정은에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두 후보가 대면하지 않았지만 실제 대선 현장은 요동치고 있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 선대본부장인 젠 오말리 딜런은 전날 트위터에 “우리(바이든 캠프)가 생각하기에 (대선) 레이스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좁혀져(far closer) 있다”고 했다. 대선 레이스가 접전 상태라는 것이다. 지지층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것일 수 있지만, 그만큼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은 트럼프 지지층의 물밑 결속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실제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9~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53% 지지율로 트럼프(42%)를 11%포인트 차로 앞섰다. 두 매체가 지난달 30일~10월 1일에 실시했던 조사에서 격차가 14%포인트였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맞혔던 ‘라스무센 리포트’도 지난 7~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의 격차가 5%포인트로 좁혀졌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 격차 12%포인트에서 7%포인트가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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