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최근 일주일 새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10건 이상 보고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망자는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령자였으며,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자체 조사 결과 백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 독감 백신 예방접종 사업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급격히 확산되는 가운데 독감 백신 접종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들은?
한국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들은 22일 오전 11시 현재 총 15명이다. 이들은 모두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보고된 사망 사례는 인천의 17세 남성이다. 지난 14일 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뒤 16일 오전 사망했다. 이 남성은 현재까지 연령이 공개된 사망자 중 유일한 10대로, 알레르기성 비염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 접종 후 사망자들은 모두 평균연령 76세가량의 고령였다.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저질환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15명의 사망자 중 1명은 유가족의 요청으로 연령이나 백신 접종 및 사망시기가 공개되지 않았다.
22일 오후에도 백신 접종 후 사망자 소식이 추가로 나오고 있으며 질병관리청이 확인 중이다.
백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아직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이 끝나지 않아 사망 원인이 백신 접종과 연관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백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중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동일한 백신을 접종받으신 많은 분들이 별다른 문제없이 괜찮으셨다는 반응을 봐서는 이 백신이 어떤 독성물질을 갖고 있다든가 그런 현상은 발견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들 중에서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사망자와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 중에는 중증의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질병관리청은 이에 따라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유정란을 사용해 독감 백신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사망자는 유정란 외에 세포배양 방식에서도 보고되고 있다”며 유정란 백신들도 “식약처 독성물질 검사도 통과한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과거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질병관리청은 2009년 이후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신고 사례가 총 25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중에서 백신으로 인한 이상반응으로 사망이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이었다.
2009년 백신 접종을 받은 65세 여성이 밀러-피셔 증후군 진단을 받고 2010년 2월 사망한 사례다. 밀러-피셔 증후군은 희귀성 말초신경병으로 근육 마비와 운동능력 상실을 가져온다.

그밖에도 특정 물질에 의해 전신에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와 희귀 신경질환인 길랑-바레 증후군 등으로 백신 접종 후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한 건의 밀러-피셔 증후군 사례 외에는 “심장질환이거나 아니면 뇌졸중 같은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인이 확인이 돼 백신 접종과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독감 백신 꼭 맞아야 하나?
겨울이 다가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다시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접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과 독감에 동시에 감염되는 게 가능하다. 이 경우 증상은 더욱 심해지고 때때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한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코로나19 환자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 보건부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독감이 겹칠 경우 코로나19만 걸린 경우에 비해 사망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건 종사자와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어린이들이 필히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임산부의 경우 독감에 걸릴 경우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할 우려가 있으며, 어린이들의 경우 코로나19보다는 독감의 ‘슈퍼전파자’가 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달걀이나 닭고기에 대한 과민 반응이 있는 경우, 의사와 상의 후 유정란에서 배양한 백신이 아닌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을 접종받으라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권한다.
독감 백신은 크게 유정란을 사용한 백신과 세포배양 백신의 두 종류로 나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정란 백신은 1940년대부터 사용돼 많은 사용경험이 축적된 반면 달걀에서 유래하는 불순물의 관리 문제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세포배양 백신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돼 사용경험이 많이 축적되지 않았으나 불순물 위험이 적으며 관리가 보다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