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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뉴스] 미래의 연어는 땅에서 난다

안드레아센이 연어를 들고 웃고 있다
사진 설명,안드레아센은 “많은 이들이 육상 양식 계획을 ‘완전히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남서쪽으로 64km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실내 수조. 서식지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물고기 5백만 마리가 원을 그리며 헤엄치고 있었다.

이 물고기는 대서양 연어로, 노르웨이 협만이나 영국 스코틀랜드 호수의 차가운 물에서 주로 발견되는 냉수성 어류다.

이 종은 플로리다 특유의 열대 열기를 견디지 못한다. 이 때문에 수조는 냉난방 시설을 잘 갖춘 단열 창고형 건물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단계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연 이 ‘블루하우스(Bluehouse)’는 세계 최대 육상 양식장을 꿈꾸고 있다.

소유주 애틀란틱 사파이어는 양식량 초기 목표인 연간 9500톤으로 시작해 2031년엔 이를 22만2000톤으로 늘려 현재 미국 연간 연어 소비량의 41%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식사 10억끼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회사는 유럽, 아시아 및 미국에서 발전하고 있는 육상 실내 양식업의 선두에 서 있다. 이는 전통적 해상 연어 양식장엔 어떤 의미일까? 또 가장 중요한 물고기의 복지 상황은 어떨까?

실내 양식장의 연어가 인공 조류를 거슬러 헤엄치는 모습
사진 설명,실내 양식장의 연어가 인공 조류를 거슬러 헤엄치는 모습

노르웨이 출신으로 애틀란틱 사파이어의 최고경영자인 요한 안드레아센은 “10년 전 ‘개념 탐구’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우리가 완전히 미쳤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육상에서의 연어 양식이 재정적으로 가능할지, 심지어 실행 가능한지조차 아무도 알지 못했죠. 이후 이 산업은 더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사람들은 기술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지켜봤어요.”

그는 “애틀란틱 사파이어는 육상 연어 양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제 이 산업이 얼마나 경쟁력있고, 또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블루하우스 운영을 가능케 한 기술은 사실 새로운 게 아니지만, 상업적 규모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건 불과 몇 년 전이다.

‘재순환 양식 시스템(Recirculating Aquaculture Systems, RAS)’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물의 온도, 염도, 산성도부터 산소 수준, 인공 해류, 조명 주기, 이산화탄소 및 폐기물 제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제어한다. 폐기물은 여과되고 재처리된 물은 재사용된다.

폐쇄적인 순환 시스템이기 때문에 연어는 해상 질병이나 기생충에 노출되지 않는다. 덕분에 해상 양식장과 달리 물고기에 항생제나 살충제를 줄 필요가 없다는 게 애틀란틱 사파이어의 설명이다.

플로리다에 위치한 애틀란틱 사파이어 시설 전경
사진 설명,애틀란틱 사파이어는 블루하우스를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기업 아쿠아마오프의 최고 기술 책임자 네더 스니어는 이 같은 방식에 대해 “해양 기반 산업과 비교해 낮은 질병 사고 발생률과 사망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현재 전 세계 RAS 양식장 10곳에 필요한 기술을 설계했다.

스니어는 “항체나 백신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의 시스템이 폐쇄적인 데다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애틀랜틱 사파이어는 이미 4억달러를 미국 소재 시설에 투자했다. 앞으로 총 2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2031년까지 약 65만㎡ 부지에 37만㎡ 너비의 수조를 세울 계획이다.

노르웨이 회사가 미국 플로리다에 거대한 연어 양식장을 짓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유럽을 거치지 않고 수확한 생선을 미국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남부 지역의 독특한 지질학적 특성도 한 가지 이유다.

신선한 연어 사진

간단히 말해 플로리다는 두 개의 분리된 대수층(지하수가 있는 지층) 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표면과 가까운 층에는 담수, 그 아래층엔 소금물이 있다.

어린 연어는 신선한 물이 필요하고, 성체는 소금물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블루하우스는 두 가지 물을 모두 준비한다. 이어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사용이 끝난 폐수는 더 아래에 위치한 암석의 빈 층에 버릴 수 있다.

회사는 이 층은 완전히 격리돼 있어 다른 물 공급원을 오염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엄격한 현지 규정에 따라 처리된 폐수를 최소량만 배출한다는 것이다.

안드레아센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람들이 공급망 단축에 관심 갖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브랜드에 대한) 가치 평가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밥상에 오르기 전까지 가능한 사람 손을 덜 타고, 유통 과정 추적이 쉬운 간결한 방식의 공급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승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 수송 비용은 지붕을 뚫을 만큼 비싸졌다”며 이 같은 방식이 수송 비용을 절감해 공급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블루하우스의 사업 여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폴란드에 위치한 한 인공 양식장 풍경
사진 설명,폴란드에 위치한 한 인공 양식장 풍경

지난해 7월 수질 문제로 “대량의 연어가 폐사할 위기에 직면했었다”고 안드레아센은 말했다. 결국 회사는 미성숙한 20개월차 물고기 20만 마리를 ‘비상 수확’하기로 했다.

지난 3월엔 또 다른 설계 문제로 더 많은 물고기가 폐사했다. 이달 초엔 원인불명의 가스가 방출돼 시설 근로자 3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놀랍진 않겠지만,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블루하우스를 비롯해 전 세계 육상 양식장 40여 곳을 비난하고 있다. 여기엔 애리조나에 건설될 예정인 바라문디 농장도 포함됐다.

페타의 완전채식 기업 프로젝트 책임자 다운 카는 “(바다에 있든 육지에 있든) 양식장은 오물 구덩이”라고 지적했다.

“물고기는 지느러미가 달린 피쉬핑거(막대 모양의 생선 튀김)가 아니며, 칼질을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다. 기쁨과 고통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생명체로, 사람이 아닌 스스로를 위해 존재합니다. 이런 식으로 물고기를 키우는 것은 참으로 잔인하고 확실히 불필요하죠.”

안드레아센은 블루하우스에서 지느러미 모양과 수영 속도 같은 복지 지표를 통해 연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고 말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애틀란틱 사파이어의 플로리다산 연어는 이미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블루하우스 상표의 연어 순살 제품은 1kg당 12달러에 팔렸는데, 이는 노르웨이 수입 가격의 두 배 이상이다.

그렇다면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에서 전통적 방식으로 바다에서 연어를 양식하는 업자들은 새로운 산업의 등장을 염려하고 있을까?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대학 경영학 교수이자 업계 전문가 라그나르 테베테라스는 육상 양식의 가능성엔 아직 의문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사용과 관련해 구조적 문제가 있고 비간접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습니다. 가성비 역시 더 좋아져야 합니다.”

그는 “(연어에 대한 소비) 수요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형성된 가격과 가격이 육상 양식장의 수익성에 미칠 영향이 관건으로, 낮은 수익성이 우려된다”고 했다.

바라문디 양식장 조감도
사진 설명,호주 회사 메인스트림 아쿠아컬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바라문디 양식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스코틀랜드에 본사를 둔 양식업 전문 회사 벤치마크 제네틱의 기술 이사 앨런 틴치는 스코틀랜드의 양식업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몇몇 양식장들이 어린 연어를 해상 시설로 옮기기 전 육상의 물탱크에서 사육하기도 하지만, 틴치는 양식업자들이 바다 어망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코틀랜드 연어의 장점은 품질에 대한 좋은 평판입니다. 그리고 이 평판은 고품질 해수가 있는 전통 어망에서 생산된다는 데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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