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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아동도서까지 철퇴…”홍콩인은 양, 중국인은 늑대로 묘사”(종합)

경찰 “증오 부추겼다”며 5명 체포…보안법 기소 빈과일보 출신도 6명으로 늘어

22일 홍콩 경찰이 선동적인 책이라고 지목한 아동책 '양떼 마을 수호자'의 일부분. [홍콩 공영방송 RTHK 캡처. 재판매 및 배포 금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체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홍콩인을 양으로, 중국 본토인을 늑대로 묘사한 아동 도서와 관련해 5명이 체포됐다.

    22일 홍콩프리프레스(HKFP)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 내 홍콩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콩정부에 대한 어린이들의 증오를 부추길 목적의 선동적인 책을 출판한 홍콩언어치료사노동조합(香港言語治療師總工會)의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노조의 자산을 동결했고, 추가 체포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노조가 출판한 ‘양떼 마을 수호자’라는 제목의 아동 그림책 3권과 관련해 이들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책은 5~8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에 관해 설명하는 책이다.

    책은 양들의 마을과 늑대 침입자 간의 싸움을 다룬다.
    양들이 늑대들의 침입에 맞서 어떻게 총공격에 나섰는지를 그리면서 박해를 피해 도망친 12명의 양들이 끝내 붙잡혀 늑대들의 마을에 구금된 이야기도 담았다.
    2019년 홍콩에서는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자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6개월 넘게 진행됐으며, 이후 시위에 참여했던 많은 이들에 대한 체포와 기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배를 타고 대만으로 밀항하려던 12명이 중국 해안경비대에 붙잡혀 중국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스티브 리(李桂華) 국가안전처 선임 경정은 “책에서 양은 홍콩인을, 늑대는 중국본토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면서 “책은 폭력을 미화하고 홍콩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어린이들의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책에는 양이 잡혀있는 동안 잡아먹힐 수도 있는 것으로 묘사됐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또 양은 매우 깨끗하고 늑대는 매우 더럽다고 묘사했는데, 이는 중국본토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홍콩에 유입한 것으로 비난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책은 폐기해야 하며 누구라도 그 책을 갖고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리 경정은 앞으로 정치적 풍자나 정부에 비판적인 만화도 법 위반이 되냐는 질문에 “정부에 비판은 여전히 허용되지만 당국에 대한 증오를 선동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민주진영 홍콩직공회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홍콩에서 표현과 관련한 죄가 증가하는 것은 예술 창작의 자유에 종말을 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늘은 아동책이 폭력을 선동한다고 하고 내일은 어떠한 비유도 선동적인 언어로 읽힐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많은 창작자가 자기검열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사례는 당국이 공포를 퍼뜨리는 데만 법을 휘두르고 있음을 다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22일 홍콩 법원 앞에 경찰이 서 있는 모습. 이날 해당 법원에서는 기소된 빈과일보 전 직원에 대한 보석 심리가 열렸다.  [AP=연합뉴스]

    한편, 폐간된 빈과일보의 전 직원 4명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날 추가 기소됐다.

    이로써 지난달 17일 경찰의 빈과일보 압수수색 이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빈과일보 출신자는 6명에 이른다.

    이날 홍콩 법원은 기소된 이들에 대한 보석을 불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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