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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지도자·연예인 탈세·불법 ‘판도라 상자’ 또 열렸다

ICIJ, 정치인 등 수백명 연루 ‘판도라 페이퍼스’ 보고서 공개
요르단국왕·블레어 前 총리 등 거명…”이수만 관련 자료도 있어”

토니 블레이 전 영국 총리 부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전 세계 정치 지도자와 억만장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조세 회피처에 거액을 숨겨놓고 탈세와 불법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판도라 페이퍼스’가 3일(현지시간)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016년 유사한 내용인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 공개 당시 이름이 오른 이들 일부가 사임과 검찰 수사에 직면하는 등 국제적으로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킨 지 5년 만에 다시 세계 지도자들의 위법과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특히 한국의 비영리 독립언론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뉴스타파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케이팝 대부’ 이수만 씨의 홍콩 페이퍼컴퍼니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하는 등 한국인과 관련된 내용의 폭로를 예고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이날 전 세계 14개 기업에게서 입수한 약 1천200만 개의 파일을 검토한 결과 수백 명의 지도자와 힘 있는 정치인, 억만장자, 유명연예인, 종교지도자 등이 지난 25년간 저택과 해변 전용 부동산, 요트 및 기타 자산에 대해 ‘몰래 투자’를 해왔다고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보도했다.

    ICIJ는 파나마 페이퍼스를 공개한 단체이기도 하다.

    판도라 페이퍼스 프로젝트에는 117개국 159개 미디어에서 600여 명의 언론인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고서가 엘리트와 부패인사들의 숨겨진 거래와 그들이 어떻게 역외 계좌를 활용해 수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보호했는지를 밝혔기에 판도라 페이퍼스로 불린다고 AP는 전했다.

    보고서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전·현직 정치인은 330여 명으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 등이 포함돼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과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의 측근도 포함됐다.

    언급된 억만장자로는 터키의 건설업계 거물 에르만 일리카크와 소프트웨어사 레이놀즈 앤드 레이놀즈 전 최고경영자(CEO ) 로버트 브로크만 등이 들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소유한 상당수 계좌는 자산을 감추거나 세금을 포탈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판도라 페이퍼스는 전 세계 38개 관할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14개 서비스 제공업자로부터 유출된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75만 장의 스마트폰 사진과 맞먹는 분량인 3테라바이트 에 해당한다.

    기록은 1970년대 것도 있지만 대부분 1996∼2020년 내용이다.

    ICIJ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인도양 섬나라 세이셸, 홍콩, 중미의 벨리즈 등 이미 익숙한 역외 피난처에 등록된 계좌를 파헤쳤다. 사우스다코타주 81개, 플로리다주 37개 등 미국에서 설립된 신탁사에도 일부 비밀 계좌가 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 관련, 스위스에 있는 영국인 회계사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변호사는 압둘라 국왕이 1995∼2017년 최소 36개의 유령회사를 세우고, 미국과 영국에서 1억600만 달러 이상에 달하는 14개 저택을 구매하는 것을 도왔다.

    저택 중 하나는 2017년 버진아일랜드 업체를 통해서 구매한 미 캘리포니아 있는 오션뷰 부동산으로, 가격이 2천300만 달러에 달한다고 ICIJ는 밝혔다.

    압둘라 2세는 올 초 이복동생 함자 전 왕세자로부터 부패와 무능하다며 비난을 받자 악의적 음모라며 함자 전 왕세자를 가택 연금하기도 했다.

    압둘라 2세 측은 그가 자국법에 따라 세금을 낼 필요가 없고, 공적자금을 오용한 적이 없다며 역외회사를 통한 지분 취득은 보안 및 사생활 이유라고 주장했다.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880만 달러짜리 빅토리아 시대 건축물을 보유한 버진아일랜드 업체를 인수해 2017년 이 건물이 주인이 됐다. 이 건물은 현재 인권변호사 출신인 부인 셰리 블레어의 로펌이 주인이다.

    블레어 부부는 바레인의 산업관광부 장관 부부로부터 그 업체를 사들이면서 40만 달러 이상의 세금을 절감했다.

    셰리 블레어는 남편이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바레인 장관 측은 영국법을 준수했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바비시 체코 총리는 2009년 프랑스 칸 인근 지역에 있는 부동산을 사려 2천200만 달러를 유령회사에 투자했지만, 그 유령회사와 해당 부동산은 그의 자산 신고서에 공개된 적이 없었다.

    바비시는 총선을 앞둔 음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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